염명자 농부

“내 생전에 통장을 다 만들었네..ㅎㅎㅎ”
삽교 염명자 할머니 십니다.
할머니 농부님들 중에는 평생 자기 명의의 통장하나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농사일의 수입이 농가단위로 발생하다 보니 대부분 할아버지 농부님 통장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이에요.
할머니와 들깨 농사를 함께 지은지 4년이 되는데요,
매년 할머니 통장 통장 했더니, 올해는 통장을 만들어 놓으셨네요.
“요즘 신품종 심으면 알두 굵고 양도 많다데, 어뗘?”
“다 소용없어유-; 할머니 할머니 종자가 최고에요. 이렇게 맛좋은 깨 놔두고 신품종 뭐하러 심어요. 내가 들 나오는 양만큼 더 쳐드리께~ 계속 이 종자 심어유~“
“그치~ 맞어...”
할머님의 마지막 추임새를 들으니, 신품종 들깨를 물어보신 것은 저를 떠보셨던거 같습니다.
아픈다리를 끌고 수확하신 토종들깨 32kg.
2kg는 탑쎄기 따진 거니 그건 계산에서 빼라는 말씀에 또 울컥 합니다. 누구보다도 정직한 어르신들 이시고, 누구보다도 따듯한 분들이네요.
이 좋은 분들의 들깨, 더욱 소중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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