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남 농부

예산군 삽교읍 역리 정흥남 농부님 부부
정흥남 농부님이 다리를 다치셔서 깨를 가져오지 못하시고 노삼초사, 저희가 방문을 약속하고 무려 2달만에 찾아뵙는 결례를 범했네요. 얼마전 폭설이 내리기 전부터는 빨리오라고 성화를 내셨는데 결국 오늘에야 찾아뵌것이지요.
산중턱에 사시는 두분 댁에는 전에 못보던 강아지 한마리도 있고, 한겨울임에도 비닐로 덮어 놓은 하우스에 싱싱한 쌈채소 들이 잔뜩 커가고 있어요. 하우스에 한쪽에는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잡곡등이 농부님의 손에서 정성스레 정선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네요.
두분은 #집안에서 내려오는 #들깨 #참깨로 이제껏 농사를 지어오고 계시는데, 손에 한줌 쥐어 보여주시는 깨의 색깔이 너무나 고와 감탄을 연발했답니다.
다리다치며 어렵게 농사지으신 토종 들깨와 참깨를 차에 싣고 오며, 이런 가치 있는 농산물들이 정말 헐값에 거래되는 현실에 마음이 씁슬했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농사짓기 위해 땀흘린 농민의 가격일텐데 얼마나 수많는 세월을 훔쳐가며 농촌을 지켜오신건지 짐작조차 쉽지 않습니다.
고된 노동의 결과물들인 우리 농산물이 그냥 땅에서 거저 나오는줄 아는 것이 아닐까하는 안타까움도 있네요.
농민의 농산물을 공정한 가격에 계약재배하는 우리가 이런 분들에게 자그마한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뻐근한 먹먹함 안고 돌아옵니다.